제4대 대한민국 대통령 취임사(윤보선)

By | 2016-11-09

 


제2공화국의 초대 대통령으로 영예의 당선을 얻은 이제 나의 감격이 선서식을 거행하는 오늘에는 영광된 의무감과 무거운 책임감으로 변해졌읍니다.

비록 엄숙해야 할 선서식전이기는 하나 감격과 책임감이 교착되는 이 순간에 있어 벅차오르는 소회의 일단을 간단히 말씀드리려는 덧을 허물치 마시기를 바라는 바입니다.

첫째, 나같이 부덕하고 무능한 사람을 제2공화국의 대통령으로 뽑아주신 국회의원제공에게 송구하면서도 감사하다는 말씀을 아울러 올리는 바입니다.

둘째, 내가 사랑하여 마지않는 국민제위에게 방금 정중하게 선서한 바와 같이 국민의 복리를 위해서는 내 신명을 걸기로 했거니와 이제부터는 국민을 위한 정부라기보다도 진실로 국민의 정부이오니 현명하신 국민의 건설적인 비판과 적극적인 협조 없이는 오늘의 난국을 타개할 도리가 없는가 합니다. 오늘날 정치의 책임이 행정자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피치자인 국민에게도 분담되어 있다는 것을 재확인하여 주기를 바라는 바입니다.

셋째, 앞으로 구성되는 정부는 적극적이고 강력한 정책을 수행해야만하겠읍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파를 초월해서라도 먼저 적재적소의 인물본위로 내각의 자세를 갖추고 슬기로운 지혜와 향기로운 인화로써 혼연일체의 행정의 미를 거두어야 하겠읍니다.

거룩한 4월 혁명이 1개 정당의 집권의 전리품이 아니요 다대수 국민의 민권탈환의 금자탑이요 빈곤해방의 기점이라 할 것인데 오고가는 집권보다는 하나는 둘로 그리고 셋도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는 정당이나 단체보다도 오직 하나밖에 다시 없는 국민과 영원히 존재해야 하는 국가를 위해서 그 모두를 다 바치는 것이 젊은 학도들이 흘린 고귀한 피값을 보상하는 길인가 합니다.

4월 혁명으로부터 정치적 자유의 견산을 물려받은 제2공화국의 견산을 물려받은 제2공화국 정부는 이제는 국민이 다 먹고 살 수 있는 경제적 자유를 마령하지 않으면 안되겠읍니다.

경제적 자유에 뿌리를 박지 않는 정치적 자유는 마치 꽃병에 XX꽃 힌 같이 곧 시들어지는 것입니다. 피를 무서워했던 독재는 정명코 물러났기에 오늘 우리의 정치활동은 자유로웠읍니다. 그러나 독재에 따라다니던 경제부패는 아직도 그대로 남았어야 소탕작업도 노정이 요원하고도 험준한 데다가 어제는 탕진될대로 탕진된 나라살림에 누란의 위기에 봉착하고 있읍니다. 이 경제적 위기를 극복 못하는 날에는 한날 내각의 수명만이 아니라 실로 국가의 운명이 또한 여기에 달려있다 하겠읍니다.

정부의 시책은 무엇보다도 경제제일주의로 나가야하겠고 현명한 국민에게는 인핍과 절제 그리고 창의와 노력이 요청되는 바입니다. 행정부는 족재가 뿌렸던 반민주성과 부패독소를 조속히 제거하고 민주주의 원치학에서 과감한 혁신행정을 수행해야 하겠읍니다.

자유 진영의 두통거리라는 낙인까지 찍힌 이 정권 외교는 무정견·무정책의 연속이었고 마침내 세계 우방으로부터 고아취급을 받아왔던 것은 가슴 아팠던 사실입니다. 지리적 조건으로 인해 역사적으로 보아 항상 주변 강대국 사이의 세력관계에 따라 국가 운명이 좌우되게 마령인 처지에다가 설상가상격으로 국내 정치의 불안정으로 인하여 힘의 진공상태를 빚어낸 까닭에 대외관계에 있어서의 올바른 한국의 자태는 우리의 자신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동북아 국제평화에도 중대한 영향을 주었던 것을 새삼스레 말할 필요도 없거니와 국민경제에 직결되는 외교행정면에 까지 이승만 전 대통령의 개인적 특징을 발휘하여 국가적 손실을 초래했을 뿐 아니라 결국은 그 독재적 정책을 합리화하고 국내의 불평불만을 외우로 돌려 국내의 정치적 위기를 모면하는 낡은 방법만을 상요했던 기만적 외교로 일관하여 왔읍니다.

외교란 원래 협상과 거래를 사명으로 하여 어디까지나 한 국가의 실질적 이익을 중심으로 타국과의 대립되는 이익을 평화적인 수단으로 조정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이것이 오늘날의 미주주의적인 외교라 하겠읍니다. 우리는 새로운 외교정책과 새로운 외교체제를 갖추어 새롱누 외교활동으로 재출발해야 하겠읍니다. 이외에도 드리고 싶은 말씀 너무도 많습니다만, 오늘은 간단히 인사 말씀으로 대신하겠읍니다.

1960년 8월 13일 대통령 윤 보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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